[USA] LA/DTLA .필즈커피와 치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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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A] LA/DTLA .필즈커피와 치폴레

by daphneeee 2023.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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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LA

쨍한 캘리포니아의 햇볕을 기대하며 공항에 내렸건만, 흐릿하고 서늘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호텔로 이동하는 한 시간 남짓 되는 시간 동안 점점 구름이 끼는가 싶더니 기어코는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비 오는 엘에이에도 불구하고, 지난했던 16시간의 중노동에도 불구하고 예전 팀이었던 언니를 만난 것 하나로 오늘은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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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오는 다운타운에 위치한 인터컨티넨탈 호텔은 여전히 복잡하고 번잡하지만, 많이 보고 싶었다.
38층 방에서 보는 엘에이 마천루는 그 자체로 여전히 장관이었고, 사건, 사고 많기로 유명한 엘에이 다운타운이지만 아득하게 멀리서 보니 한없이 평화로웠다.
빠르게 짐을 풀고, TPO 따위는 무시한 얇은 옷차림의 언니와 나, 이방인 두 명은 LA 필수 코스 치폴레, 그리고 필즈커피로 향했다.
   

나의 모든 특이점들과 희한함을 모두 이해해 주는 우리 언니, 
16시간 내내 일어난 것을 보지 못했음에도 자꾸 책 두 권을 읽고 내렸다고 하지만, 맛있는 카페도 데려가주고 커피도 사주어서 일단 알았다고 했다.
우리 언니 덕에 내 삭막한 회사 생활을 견뎌내고 있다.
 

혼자 나온 둘째 날.
도착하여 대충 끼니를 하고 잤더니 허기와 씨름하던 새벽이 너무 길었다.
날이 밝기가 무섭게 또 필즈커피를 찾았다.
어제 마신 민트 모히토 라테가 너무 맛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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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왔던 이곳.
엘에이는 어딜 가든 사방에서 한국어가 들려온다.


어제도 이런 게 있었나 싶은 간단한 브런치 메뉴도 보이지만, 우선 커피로 허기를 달랜다.
고민 없이 민트 모히토 라테를 주문했다.
 

 

생각보다 비싸네 했더니 받아보니 라지사이즈였다.
뭐 졸린데 잘 됐지.
사이즈가 크니  쉬이 줄지 않아 좋다.


혼자 걸으니 주변이 더 잘 보인다.
다운타운은 여전하다.
여전히 많은 홈리스들과 수상한 냄새들이 이방인의 경계심을 한층 강화시킨다.
스키드로를 아슬아슬하게 피해 다니며,  목적 없는 저들의 발걸음이 나를 향하지 않기를, 공허한 눈빛과 마주치지 않기를 매번 기도하는 엘에이에서의 하루.

 두 세 블록 걸어 도착한 내 비밀의 장소.
한국인이 많지 않은 곳 VERVE COFFEE이다.
요즘 엘에이에 올 때마다 한 번씩은 들르는 듯하다.

 

언제나 맛있는 커피와, 내 기억에 맛있었던 빵.
기억은 왜곡되고 산화되기 마련이다.
그래도 허기달래기에는 참 좋은 선택이었다.

참 미국 카페 같은 곳.
투박함과 쿨함 그 어딘가.
자로 잰 듯 세련된 곳보다 나는 이런 곳이 좋다.

엘에이를 떠나기 전 내 마지막 식사.
예전에 시애틀에 오래 살다 온 후배가 시애틀에 가면 꼭 먹어야 한다 하여 버스 타고, 지하철 타고 한참을 찾아다녔던 '치폴레'인데, 웬걸 미국 전역에 이렇게 지점이 많은 줄은 한참 시간이 지나고야 알았다.
엘에이 다운타운엔 걸어갈 수 있는 위치에 지점이 두 개나 있어 좋다.
내 주변 지인들은 보통 bowl을 선호하는데 나는 무조건 브리또다.
치킨을 주로 먹었는데 이번에 스테이크를 선택하여 먹어본 결과 조금 더 씹는 맛이 있고 담백한 느낌.
당분간 나는 스테이크와 화이트라이스의 조합이다.

호텔로 들어와 다시 한국에 돌아갈 준비를 한다.
긴장 속에 걸었던지라 목덜미가 뻐근하다.
언제 또 반나절을 걸어 한국에 가려나, 도착한 한국은 햇살이 맑은 봄이 와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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