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aly] 밤의 로마: Pizzeria Luzzi
해외

[Italy] 밤의 로마: Pizzeria Luzzi

by daphneeee 2023.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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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나의 첫 글.
나의 애정이 넘치는 로마로 시작하려 한다.

4박 5일 로마에서 꿈같은 시간 속에 있다.
가본 나라 중 어디가 가장 좋냐는 대답에 10년째 한결같이 이탈리아라고 답할 만큼 이 나라를 좋아한다.
과거와 현재가 자연히 이어져 발길이 닿는 모든 곳이, 우연히 마주친 골목이, 이 모든 게 경이롭고 신비로운 나라에서 오고 가는 날을 제외한 이틀이라는 시간이 주어졌다.

한국에서부터 쌓였던 일들을 로마까지 끌고 와 급하게 끝내고 나오니 벌써 해가 지려한다.
외국에 다니는 것이 일이다 보니 바쁘게 돌아다니는 것보다 그저 식당 하나, 카페 하나 검색해 남는 시간엔 그저 발길 닿는 데로 향하는 걸 선호하한다.
그래서  오늘도 역시나 한량 같은 일정.
'테르미니역' 하나만 계획에 두고 무작정 열차를 탔다.

역 근처 치안이 안 좋다는 이야기만 자주 들었었는데 사람이 없어서인지 그리 위험해 보이진 않았다.
어스름한 저녁시간 한산하던 테르미니 역에 내려 열차에서 급하게 검색한 레스토랑 'Luzzi'로 향했다 모두가 한 번쯤은 들린다는 테르미니 역인데 나랑은 인연이 없었던 탓인지 이곳이 이상하게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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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까진 걸어서 20분 남짓이나, 카메라를 들게 만드는 길거리 풍경 덕에 훨씬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사진첩엔 로마 길거리 사진만 수두룩.
해가 졌음에도 날씨가 제법 따듯했다.
한국이 너무 추워 야외활동을 못한 지 꽤 됐는데 걷는 것을 워낙 좋아하는 난 오랜만에 물 만난 물고기처럼 신나게 돌아다녔다.

Pizzeria Luzzi

한참을 걷다 보니 드디어 Luzzi 도착.
걷는 걸 싫어한다면 Colosseo역에서 내리는 게 훨씬 가깝다.

구글이 나침반 따라 슬슬 걸어왔는데 가게를 마감하고 있어 물어보니 코너를 돌아 아주 조금만 더 가면 다른 지점이 있다고 한다.
설명대로 코너 돌아 조금 더 가니 같은 식탁보와 같은 메뉴가 있는 Luzzi의 다른 지점이 나온다.
어디서 먹을 거냐는 직원의 물음에 당연하다는 듯 야외를 외친다.
날도 따듯하기에 오랜만에 야외에 앉아 바깥공기 마음껏 즐기려 했는데 , 아 , 유럽 테라스 자리엔 늘 흡연자가 있다는 걸 잠시 잊었다.
유럽은 특히나 흡연 인구가 더 많은 느낌이다.

menu

수플리와 까르보나라를 주문했고 1/4 레드와인을 함께 했다.
물보다 와인이 더 저렴한 흔한 유럽의 일상.
오랜만에 와인까지 곁들일 생각 하니 즐겁다.

suppli

수플리는 주먹밥 모양의 이탈리아 대표 길거리 음식으로 내가 시킨 수플리는 토마토소스와 치즈를 넣었다.

이탈리아 까르보나라라는 게 사실 듣기에 그럴듯하고 한국인 입맛엔 너무 짜거나 느끼해 맞지 않는단 경험담이 이미 괴담처럼 퍼져있기도 하다.
나도 수차례 몸소 겪어와 그저 한 번 더 속아보잔 심산이었지만, 이곳에선 정말 맛있게 먹었다.
많이 짜지도 않고 면도 쫄깃하게 익은 게 앞으로 로마에서는 여기를 단골집 삼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금은 자리에서 바로 결제해 주고 카드 계산은 실내에서 하면 된단다.
슬슬 추워지려던 찰나에 실내를 들어갔더니 그렇게 아늑할 수가 없었다.
와인까지 곁들여 배부르게 먹고 나왔는데 한화 17000원 정도 하니 가격까지 매우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Luzzi는 콜로세움 역 바로 옆에 있어 밥 먹고 슬슬 걷자 그 유명한 콜로세움이 나온다.
사진으로만 봐왔던 콜로세움을 처음 마주하였을 때 그 규모에 놀랐었는데 다시 보아도 새삼 놀랍다.


길거리에선 버스킹을 하고 돌로 된 건물들 각각에 조명이 켜지는 저녁이 되면 로마는 더할 나위 없이 로맨틱하다.
유럽의 치안은 늘 문제가 많지만 나의 애정이 각별해서인지, 왠지, 이 나라의 밤이 그저 평온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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